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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찾아

woo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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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찾아
쌀독을 대문밖에 내놓던 선인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왕자를 참전시킨 영국 왕실, 죽기 전까지 310억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한 워런 버핏….

우리 국민은 높은 지위와 경제력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사회 지도층을 보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먼 나라 얘기라고 치부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의 선배 세대 지도층은 국가와 이웃보다 자신과 가족만 챙기는 이기적인 집단이기주의자들만 있었을까.

우리 선조들의 삶 속엔 한국 특유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과 전통이 또렷이 살아 있다. 전남 구례의 문화 류씨 집안은 굶주린 주민들이 가져갈 수 있게 담 밖에 독을 놓고 쌀을 채워 놓았다. 일제강점기와 6ㆍ25동란을 지나면서도 지역주민들이 나서 류씨 집안 종택을 200년 넘게 지켜줬다. 나눔의 정신으로 서로를 살렸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국난이 올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싸웠다. 우당 이회영을 배출한 명문가 경주 이씨 집안은 1905년 을사늑약으로 국권이 강탈당하자 양반가문의 안락함을 내던지고 온 집안이 독립운동에 나섰다. 만주에 무력항쟁 기지를 설립하기 위해 전 재산을 처분한 뒤 60명에 달하는 대가족이 만주로 떠난다. 이처럼 선비들의 청초한 정신은 한민족이 고난을 겪을 때마다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이었다.

매일경제신문은 우리 역사 속에 살아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선조들의 나눔과 솔선의 전통을 되살리고자 올해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사단법인 `꿈에품에`와 공동으로 사회 지도층의 나눔과 베품을 실천하자는 `노블 하트` 캠페인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말 공식 출범한 `꿈에품에`에는 사회 각계 지도층 인사 300명이 이미 참여해 뜻을 함께하고 있다.

정옥자 국사편찬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얘기가 나오면 서양의 귀족 자제들이 전쟁터에 간 얘기를 많이 하지만 문화국가를 표방했던 한국은 다르게 봐야 한다"면서 "모범을 보이고 주변 이웃에게 베풀고, 국난을 당하면 적극적으로 나섰던 선비정신을 오늘날 되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0.1.26 화 [이호승 기자 / 이재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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