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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동아시아 평화론의 현대적 조명 학술회의

woo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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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롄시 뤼순은 조선의 식민화를 앞당긴 러일전쟁 격전지이자 안중근 이회영 신채호 등 항일독립투사들이 일제에 붙잡혀 순국한 곳이다. 안중근은 하얼빈 의거 직후인 1910년 3월 26일 뤼순감옥에서 순국했고, 우당 이회영은 1932년 11월 17일 만주 지역의 항일운동을 조직하기 위해 상하이에서 다롄으로 왔다가 일제에 체포돼 혹독한 고문 끝에 의문사했다. 단재 신채호는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려다 일제에 체포돼 뤼순감옥에서 복역하던 중 1936년 2월 21일 옥사했다.

뤼순감옥에서 최후를 맞은 세 항일투사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하는 학술회의가 25일 오전 뤼순항 근처 훙광톈바오 호텔에서 열렸다. 단국대 동서문화교류연구소 소장 서상국 가 주관하고 동북아역사재단, 단국대, 우당기념사업회가 후원하는 동아시아평화론의 현대적 조명 학술회의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세 사람은 모두 유교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신학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학교 설립을 통해 신학문 전파에 나섰으며, 적극적인 항일무장투쟁을 주장하거나 전개했을 뿐 아니라 동양 평화와 세계 평화에 대해 확고한 사상체계를 갖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특히 일본은 한국 중국을 강점한 뒤 서양에 맞서는 것을 동양평화라고 주장했지만, 세 선열은 모든 민족이 독립된 상태에서 주권을 가지고 서로 평등하게 지내는 것이 동양평화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안중근 연구 현황을 소개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1972년 첫 연구서가 나온 이래 올해까지 안중근 관계 서적은 14권, 논문은 11편이라고 밝혔다. 김정명은 1972년 안중근 심문조서와 공판기록 등을 담은 이토 히로부미 암살기록 그 사상과 행동을 낸 데 이어, 1979년 안중근과 일한관계사에서 안 의사의 옥중기록 안응칠 역사를 실었다. 나카노 야스오는 1984년 안중근 일한관계의 원상과 1996년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를 냈다.

단재 신채호의 아나키즘과 동방피압박 민족연대론을 분석한 박걸순 충북대 교수는 단재는 조선의 독립이 중국뿐 아니라 동양평화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확신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동방민족연대론을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일부에서 일본의 무산민중과도 연대할 것을 주장한 데 대해, 단재는 일본의 무산민중과 제국주의를 동일시하면서 식민지, 반식민지 동방피압박민족의 연대를 내세웠다. 박 교수는 단재의 무정부주의 사상은 독립운동 과정에서 독립운동의 조건과 상황에 맞도록 사상의 주체적 변용을 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아시아 평화공동체와 이회영을 발표한 김명섭 단국대 동서문화교류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발굴된 중국측 자료인 동북항일의용군사령부 보고서를 통해 이회영의 체포와 사망 과정을 새롭게 밝혔다. 이회영이 사망한 곳은 종전 알려진 것처럼 다롄 수상경찰서가 아니라, 뤼순 감옥이라는 것이다. 그를 맞기 위해 동북항일의용군사령부에서 김효삼 등 4명을 파견했고, 우당의 만주행 목적도 동북항일의용군 창설자로서 독립운동 근거지를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이날 학술회의에는 우당 아들인 이규동씨와 손자인 이종찬 우당장학회 명예회장이 참석했다.
2009.11. 26 조선일보 - 김기철 기 자 kich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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