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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 신흥무관학교 100주년을 맞으며

woo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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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명력 넘치는 신록의 계절,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삼아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건재할 수 있게 한 그분들께 감사드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 이처럼 일정 기간을 정해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것은 온 국민으로 하여금 나라사랑 정신을 함양케 함으로써 정신적 안보를 다지는 기회로 삼기 위함이다.

국가보훈은 국가 정체성 확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국가안보의 정신적 초석이다. 특히 금년 호국보훈의 달에는 신흥무관학교 설립 100주년이 속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된다. 신흥무관학교는 1911년 6월 10일 만주 지린성 삼원포에서 ‘신흥강습소’란 이름으로 개교했다. 이후 이 학교는 수많은 독립군 간부를 배출하며 일제 강점기 최대의 항일무장 투쟁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국군의 뿌리를 소홀히 여겨

예컨대 1920년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대승을 이룩한 것은 바로 신흥무관학교 출신 간부들의 혁혁한 공로 덕분이었다. 특히 독립군은 나중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광복군이 되었는데, 이는 신흥무관학교가 우리 국군의 뿌리이며 우리 대한민국의 정통성 확보에 참으로 소중한 민족적 자산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북한 인민군은 1948년 2월 8일에 창설됐다. 그러나 북한은 1978년부터 김일성이 1932년 4월 25일에 항일 유격대 활동을 시작했다며 이날을 조선인민군 창군일로 정해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당연히 김일성 우상화와 직결된 ‘김일성 혁명전통’ 강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반면 우리 국군의 창군 기원은 1946년 1월 15일에 창설한 국방경비대로 잡고 있으며, 지금 기념하고 있는 국군의 날은 6·25전쟁을 역전시키며 1950년 10월 1일 38선을 돌파한 날에서 비롯하고 있다.

북한은 인민군 창군의 해를 80여년 전으로 잡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광복 이후로 잡고 있으니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정통성 싸움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지금 우리는 북한과 줄곧 ‘정통성 싸움’과 ‘담론전쟁’의 상태에 있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역사적 진실’ 회복이 필수적이다.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은 북한의 무력보다도 우리 내부에 있다. 북한을 옹호하며 우리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통일전선 세력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운동회에서 청군과 홍군으로 나뉘어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치 청군의 응원석에서 일단의 무리가 홍군을 응원하는 것과 같다. 이래서야 어떻게 상대를 이길 수 있겠는가.

국가보훈만큼 훌륭한 안보기제는 없다. 오늘 한국사회는 국론분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치계는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 통합을 유도하는 것이 기본 임무임에도 오히려 국론분열을 증폭시키고 있다. 시민사회는 진보다, 보수다 진영을 형성하며 ‘남남갈등’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혼돈은 우리의 안보를 해치게 마련이다. 천안함 피격 후 한동안 우리 사회가 보여준 적나라한 모습이 그러했다.

이회영 선생의 높은 뜻 새겨야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나 베트남 전쟁사에서 알 수 있듯 국가의 몰락은 물리력이 아니라 정신력 약화에서 기인한다. 전쟁의 달인 나폴레옹은 전쟁의 승패는 군사의 수가 아니라 정신력이라며, “정신적 힘은 물리적 힘의 3배 효과를 낸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국가안보는 결코 진보 대 보수의 논쟁거리일 수 없다. 국가안보는 좌나 우에 속한 특정 개념이 아니다. 오로지 국가 자신의 존립을 위해 존재한다. 안보를 잃으면 국가는 곧 설 땅을 잃어버리고 만다. 국가 없이는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무의미한 일이다. 100년 전 6월, 이회영 선생이 온 재산을 처분해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것은 국가의 회복을 위한 일이었다.

2011-6-14
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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